디워를 보고 나서...

온가족이 "트랜스포머"와 "디워"를 봤습니다.
솔직히 전 둘 다 재미있게 보고왔습니다. 아니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디워는 멋진 영화도, 잘 만든 영화도 아닙니다. 편집이 정말 엉성했습니다.
(특히 몇장면은... ㅠㅠ) 차라리 제가 가서 편집해주고 싶었습니다. 미국 개봉전에는 부디
잘라냈다는 30분 분량을 잘 활용하고, 편집에 더 신경을 써, 조금이나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그리 큰 잡음없이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도 심형래
감독의 디워에 비해 그렇게 좋은 시나리오를 갖고 있거나, 구성이 좋거나, 배우들의 역할이
훌륭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로봇이죠. 배우는 들러리였고. (물론 편집도, 여배우도,
연기도 나은 듯 하더군요.)

최근 개봉된 수많은 한국 영화와 외화들이 늘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구성을 갖고, 훌륭하게
편집되어 나오는 건 아니란걸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진중권씨가 지적한
"데우스 엑스 마키아(DEUS EX MACHINA, 개연성 부족)" 없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합니다.
(어떤 데우스 엑스 마키아는 클리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아이들이랑 함께 온가족이 봐야할 가족 오락 영화가, "괴물"처럼 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거나
"메멘토"처럼 난해하면서도 정교하거나, "6센스"처럼 반전이 기막히거나, "에이리언"처럼 스릴 있고,
"공각기동대"나 "메트릭스"처럼 철학적인 내용을 다룰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요??

디워는 그냥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오락 영화입니다. 예술 영화가 아니란 예기죠.
온가족이 함께 즐겁게 볼수 있는 영화로서의 디워라면... 그렇게 나쁜 영화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정말 돈 아깝지 않게 나름 만족하며 영화 봤습니다. (심빠라 공격하셔도 할말 없습니다.)

전 다만 재미있게 영화보고, SF 장르팬으로서 특수효과에 즐거워하고, 한국 이야기가 나오고,
우리 말이 나오고,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디워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용”의 승천을 봤다는 것에 흥분하고, 아이에게 우리가 만든 영화를 보연준 것이 기뻤을 뿐입니다.
(외국에 수출될 영화에 한국 이야기가 나오는 걸, 자연스런 우리 말이 나오는 걸, 외국인의 입에서
"이무기"와 "여의주"란 어색한 발음이 나오늘 걸 자랑스러워 하는 맘은 ...
국제 영화제 수상 후보에 한국 작품이 있음에 기뻐하고, 수상하길 바라고, 수상한 것에 자랑스러워
하는 그런 마음일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겐 같은 마음입니다. 이게 나쁜 걸까요??)

"애국심 마케팅 나쁘다, 영화는 영화로 승부해야 한다, 무언가 새로운게 없다."라고 ...
일부 평론가가, 감독이, 제작자분들이 지적하시던데...

"장군의 아들"이나 "실미도"는 어떻습니까? "한반도"야 말로 애국심 마케팅의 정점이 아니었나요?
이런 영화를 만드신 분이나 이런 영화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비난해 왔었는지 묻고싶습니다.

그간 문제가 되어오지 않던 애국심 마케팅이 "디워"에서만 문제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아님 여지껏
그런 것조차 다른 영화에선 눈치조차 못채던 평론가 분들이 "디워"를 통해 각성이라도 하신 걸까요?
모든 영화인의 목숨이라고, 대한민국 영화의 살길이라고 주장했던 "스크린 쿼터"는 또 어떻습니까?
 
그분들의 말씀처럼 "영화는 영화로 승부해야지..."  영화의 질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극장에 걸려야 한다는 건, 그분들의 주장과도 크게 어긋나고, 극장주에겐 경제적 손실을,
저희에겐 좋은 영화를 볼 자유를 빼았는 아주 나쁜 행위 거든요.
(이거 국수주의로 똘똘 뭉친, 불공정 거래 아닐까요?)

이쯤되면 스크린 쿼터는 애국 마케팅을 넘어 "폭력"입니다.

영화 홍보하려고 TV에 몇번 나왔다고, 맘 상처 주는 말씀을 하시는 분(CAMBC 모 여자 기자분이
아마 정점이었지 않나 싶네요. ㅋㅋ)도 계시던데…
영화 개봉 앞두고, 주인공 인터뷰하고, 연예가 소식 등이나 각종 오락 프로에 얼굴 비추는 게
일반적인 관례 아니던가요? 이런거 안하고 개봉된 영화가 몇이나 됩니까?

시나리오 이야기 하시던데... 디워 시나리오 훌륭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안쓰럽죠. 하지만 얼마나
많은 한국 영화가 잘 다듬어진 시나리오를 갖고있었나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새롭지 않다고, 너무 괴수물에만 매달리는 거 아니냐구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그런 면에선 성공한 영화의 시나리오나 배껴서 재탕하는 감독이나 제작자 분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차라리 그렇게 재활용 하시려면... 못된 말로 환경 미화 사업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설마 똑똑하신 분들이 "오마주"와 "모방, 따라하기"를 모르진 않을테니까요. 언제까지 머리 나쁜
조폭이나, 말도 안되는 가족사, 아픈 주인공, 출생의 비밀, 이런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봐야 하나요?
(전 용이 되고픈 이무기 이야기가 더 새롭습니다. ㅋㅋ)

수많은 똑똑한 영화 감독과 제작자분들이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저흰 현실
세계에 그런 영웅 하나 갖으면 안되는 건가요? 진중권씨에게 묻고 싶군요.
(영웅놀이가 옳지 못하다면 박정희와 전두환이 했고, 이명박이 하려고 하는 정말 우리 삶에 영향을
줄만한 "영웅 놀이"의 비판에 진중권씨의 에너지를 써 주었으면 합니다.)

영웅은 아니어도 적어도, 그분의 학력이나 출신이 어떻든... 누구 밑에서 배우지 않고, 줄을 대지
않았어도 열심히 노력해서, 무언가 이룩한 사람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by 불량펭귄 | 2007/08/14 10:10 | My Lif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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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저기... at 2007/12/18 15:16
공각기동대
Commented by 저기... at 2007/12/18 15:17
공각기동대 국수주의 심합니다... 우리나라를 난민이라고 하질않나,.... 미국보다 강한강대국이라고 하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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